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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의 자리를 차지할 기업은?

페이스북이 그리 대단했던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출처] Posted by 장작가 http://5bpa.tistory.com/337


오늘 네오위즈 허진호 박사께서 카이스트 전산과에 오셔서 세미나를 하셨다.
소셜 네트웍 서비스 (SNS)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대부분의 이야기가 페이스북(facebook)에 대한 것이었다.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강연 전에 페이스북 쓰는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니, 한 100명 정도 있는 자리에 손 든 사람이 20명 될까 싶을 정도로 거의 없었다. 반면 트위터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었다. 아마 그 자리에서 싸이월드에 아이디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거의 다 손 들었을듯... 물론 지금 쓰는 사람은 얼마 안 되겠지만.

나 또한 페이스북을 쓰지 않고 있어서, 페이스북의 최근 소식과 그 의미에 대해서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풍월로 이거저거 듣긴 했지만, 그걸 종합해서 들으니, 페이스북이 정말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싶었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myspace.com)이 싸운다는 이야기를 들은게 어저께 같은데, 이제 페이스북 세상이 되었다. 전쟁에서 이긴 핵심은 바로 플랫폼화였다고 한다. 즉, 자기 혼자 모든 서비스를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나눠먹자는 것이다. 판을 만들어서 펴 놓을 테니, 놀 사람은 와서 원없이 놀아봐라는 식인데. Third-party 업체들이 페이스북의 엄청난 사용자를 보고 벌떼같이 달라들었고, 그 덕분에 페이스북이 SNS 동네의 대장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페이스북의 feed라는 것 때문에,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를 무찔렀다고 하시긴 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이 다른 비지니스의 토대가 되는 플랫폼이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마치 한국에서 네이버가 대부분의 정보를 독점하듯, 앞으로 인터넷 세상은 페이스북이 모든 정보가 섞이고 나누어지는 시장 같은 장소가 될 것이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 이 시장이 커져서, 구글보다 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도 했다. 모든 정보는 비록 외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얻을 수 있지만, 페이스북에서 그 정보의 위치를 찾게 될 것이라는 거다.

우리나라에서 페이스북이 뜰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 강연을 들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젤 첫 번째 생각은 과연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도 그 힘을 발휘할까 하는 것이었다. 허진호 사장께서는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말을 하진 않았지만, 싸이월드가 고전할 것이고 이대로라면 수년을 내다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은근 슬쩍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도 조금만 더 커진다면, SNS의 특성상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페이스북이 성공할까? 나도 엄청 궁금하다. 근데 희한하게도 CJK(중국, 일본, 한국)은 이 SNS에 대해서도 희한하다. 세상 대부분의 나라에서 페이스북은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는 SNS라고 한다. 그런데, 웃기게도 CJK에서는 아니다. 중국은 페이스북이 막혀있고, 일본은 일본 나름의 서비스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SNS의 선구자인 싸이월드가 있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 정말 궁금하다.

내가 SNS를 두려워하는 이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싸이월드가 나락의 길을 걷는 이유를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분석해 놨을 것 같다.
내가 싸이월드를 접은 (또는 더 이상 안 쓰는) 이유는 사생활 문제 때문이다. 그리고 트위터를 겁내는 이유도 사생활 문제다. 사람의 사회적 관계라는 건 절대 1-way 나 2-way로만 표현하기 힘들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싫어하는 사람으로만 나눌 수 없듯이. 어떤 이야기는 누가 안 봤으면 좋겠고, 어떤 이야기는 어떤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고...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러기에 단순히 전체공개, 일촌공개, 또는 그룹을 나눠서 어떤 그룹에게만 공개. 이런 사생활 문제를 온라인세상에서 구현하는게 점점 더 복잡해지고, 귀찮아졌다. 비록 그룹을 잘 나눠놓더라도, 그룹이 늘어나게 되면 어떤 이야기를 어떤 그룹에 공개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어렵고 힘들다.
그리고 싸이월드를 통하면 사돈의 팔촌까지 쉽사리 파악할 수 있고, 쉽게 악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 너무 치명적이었다. 재밌을 땐 좋지만, 이게 악용되면 2PM 재범이처럼 곤란한 상황도 생긴다. 마치 지금 20-30대 페이스북 사용자들과 트위터 사용자들은 자신의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미래의 지능적인 스패머와 악당들에게도 자신의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는 조금 좋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미래의 장사꾼들에게 내가 어디서 살고 있고,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알고 있는지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끔찍한 일이다.

페이스북에도 분명 이런 문제는 있을텐데,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것일까... 분명 미국 같은 사생활 최우선 국가에서 이런 이야기가 안 나올 것은 아닐텐데. 참 신기하다. 이런 서비스가 그렇게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페이스북 같은 큰 놀이터를 만들 회사는 없을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리고 두번째 든 생각은 만약 페이스북이 우리나라에서 뜨지 못한다면, 그 페이스북의 위치를 한국에서 누릴 서비스가 무엇을까 하는 것이다. 싸이월드일까? 네이버일까? 다음일까? 삼성일까? 아니면 제3의 무엇일까? 페이스북은 수많은 사용자를 기반으로 다른 서드파티 서비스를 품었다. 그런 플랫폼 회사를 싸이월드가 차지할까 네이버일까 다음일까 삼성일까 아니면 그런 회사는 등장하지 않을까?

싸이월드는 분명 기존 엄청난 사용자를 가지고 있고, 이미 많은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가 한창 뜰 때, 블로그 비슷한 뭔가를 시도하다 실패했고, 모바일로 가는 타이밍에도 좀 늦은 것 같다. SK라는 큰 회사에서 싸이월드라는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닭을 잘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브랜드가 가진 자산을 제대로 못 쓰는 상황인데. 허진호 사장의 말처럼, 뭔가 제대로 된 것이 없다면 아마 정말 2-3년 이내로 더 이상 인구에 회자 되지 못하는 서비스가 되고 말지도 모르겠다. 사실 난 이 말을 거의 믿지 않긴 하지만, 거의 성장하지 못하고 서서히 쭈그러 들지 않을까 싶다.

네이버와 다음은 포탈의 지위를 가지고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하고 있다. 요즘이나 미투데이 같은 트위터 종류의 서비스가 있고, 카페와 같은 SNS의 초기 모양도 이미 가지고 있다. 이걸 어떻게 잘 쓸까를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페이스북처럼 많은 서드파티 서비스를 품기 위해서 자기 서비스를 쓸 수 있는 API를 오픈한다던지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네이버나 다음의 그 많은 사용자를 생각하면, 한국에서는 어떤 킬러 서비스가 있어서 네이버와 다음이 준비하는 이 플랫폼 서비스를 저 하늘 높이 띄워줄까 궁금해진다. 페이스북이 전세계적으로는 최대의 SNS가 되었지만, 사람과의 관계로 만들어지는 서비스인 이상, 문화라는 장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바로 네이버와 다음이 아닐까 싶다. 허진호 사장이 비록 구글이 orkut나 opensocial 같은 서비스로 SNS를 했지만, 페이스북을 넘지 못했다면서 네이버도 페이스북의 큰 파도를 넘기 힘들다고 했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우리나라만의 문화에서 네이버가 자리한 위치라는 것은 SNS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잘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과 다른 우리 만의 인터넷 문화인 카페가 있고 댓글 문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네이버와 다음은 전세계적인 물결을 어떻게 잘 타느냐에 따라 1위 자리 수성이냐 탈환이냐의 분기점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삼성이나 LG는 좀 의외이긴 하겠지만, 그 엄청난 자금력과 하드웨어로 이 동네에 한번 뛰어볼 만한 회사다. 물론 스스로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하드웨어를 잘 만드니, 정말 잘 만들어서 이 기회에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인터넷 액세스의 대세가 될 것이니, 그런 디바이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제품을 만들면서, 자신만의 서비스를 슬쩍 임베드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MS가 윈도우 만들때 IE를 끼워넣어 팔아서 세상을 정복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삼성이나 LG는 여전히 딱딱한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를 보니, 이대로 가다간 플랫폼은 구글 뒤나 겨우 쫓아가고, 하드웨어는 애플이나 HTC를 힘겹게 쫓아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그저 재주 넘는 곰이 되서, 뗏놈이 챙길건 다 챙기게 만들어주는게 아닐까 싶다.

아예 훌쩍 뛰어넘을 순 없을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니면 아예 이 모든 단계를 뛰어 넘어, 그 다음 세상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세상은 페이스북이 점령했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싸이월드는 이미 지나간 유행같은 존재다. SNS에서 재미볼 건 다 봤고, 그 악영향이 두려울 뿐이다. 그렇게 우리 한국 사람들은 세상을 남보다 빠르게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우리가 했던 것을 세상 다른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다시 세상을 놀래켜줄 뭔가를 해야 하는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게 바로 오늘 허진호 사장이 이야기한 우리나라에 부족하다던 시스템 아키텍트 (system architect)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